스페인 네르하 에서 일주일 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스페인 네르하는 스페인 여행일주에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던 곳이라 쉽게 포스팅을 쓸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만큼 좋았던 곳을 글로 표현하기에 부담감이 컸는지도 모르겠다. 언제까지나 미룰 수도 없고, 조금이라도 그때의 기억이 남아있을때 기록하기 위해 억지로 지금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타이핑을 하고 있다.

 

스페인일주는 사실 큰 기대를 가진 여행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와이프가 절실히 가고 싶었던 곳이었고, 일정도 와이프가 거의 다 소화해두었다. 나 자신이 여행기획가이고 여행업을 본업으로 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와이프에게 맡겼다는 건 그만큼 큰 기대가 없었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스팟만 제외하고 말이다. 그곳이 바로 네르하였고 실제로 두 눈에 담은 네르하는 기대 그 이상이었다.

 

네르하에 온 여행자들은 보통 여기서 근교의 프리힐리아나라는 마을에 들리곤 하는데 이유는 그리스 산토리니와 흡사한 마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네르하에 도착하기 전까진 한번 가보아도 좋겠다싶어 교통편을 알아두었지만 막상 네르하에 도착했을땐 이 아름다운 마을을 단 1초라도 떠나기 아쉬워 프리힐리아나는 마음 속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유럽의 발코니

네르하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말라가주의 작은 소도시로 인구가 10만명이 채 되지 않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아마 한곳만 꼽으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스팟인 유럽의 발코니가 아닐까 싶다. 카스티야 이 레온 왕국의 왕이었던 알폰소 11세가 이 곳 전망대에서 감명을 받아 불러진 별명으로 포토존이자 지중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네르하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발코니 아래를 바라보면 해변이 양 옆으로 이어져있는데 천국이라면 이 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평화로움이 가득했다. 무언가에 씌였는지도 모른다. 그냥 좋았던 것 같다. 숙박을 잡지 않고 당일치기로 와서 수영복이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실수였다. 그렇다고 발코니에서 멍하니 바라볼 수는 없어 일단 해변으로 내려갔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해변을 거닐기 시작했다.
유럽의 해변은 처음이라 비키니를 아무렇지 않게 벗고 있는 젋은 여성들이 익숙지 않았지만 이 상황도 금방적응했다. 에매랄드 빛 바다에 발을 담그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다시 한번 왜 수영복을 챙겨오지 않았을까 계속 되뇌이며 말이다.

물에 들어가지 않는 선에서 나름 재밌게 즐기고 있을 때 주위에 커다란 개 한마리가 보였다. 그리고 같이 놀고 있는 남자는 마치 로빈슨크루소와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긴 나무막대를 바다로 던지면 새하얀 개는 개헤엄을 쳐서 제법 멀리 날아간 나무막대를 정확히 찾아 가져오곤 했다. 그러다 둘은 아주 멀리 보이는 돌고래를 향해 헤험치기 시작했다. 마치 영화처럼 말이다. 멀뚱히 바라만보고 있을때 어느 한 젊은 여성이 나에게 한마디 건넸다.

 

Hey! Go with us

순간 귀를 의심했다.
여성의 손짓은 돌고레를 향하고 있었고, 그말은 즉 우리도 함께 헤험쳐서 돌고레를 만나러가자는 건데…. 사실 수영도 못하고 수영복도 없고 불가능한 미션이기에 고개를 내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곤 그들은 다시 돌고래를 향해 헤험쳤다. 지금생각해도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재밌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긴 채 다시 발코니로 올라왔다.

 

다시 발코니에 올라 한참동안이나 반짝이는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았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에 두 눈에 담고,

영상으로도 담고,
사진으로도 담고,

담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 순간을 담아냈다.

이제 돌아가야할 시간.
그라나다로 돌아가 바르셀로나로 향해야 할 시간이왔다.
아직까지 아쉬움이 남는 건 단 하루, 당일치기 일정이었다는 것. 우린 갈 길이 멀어 많은 시간을 네르하에 할애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만큼 다음에 다시 올거란 기대감을 남기고 유럽의 발코니를 돌아섰다.

네르하라면 일주일쯤은 있어도 좋을 거란 기분좋은 생각을 이곳에 남기며.


원프리다

여행자을 위한 웹진. 원프리다입니다. [저서] -저스트고 냐짱(나트랑) -설렘두배다낭 호이안 후에 -앙코르와트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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